무념무상으로 시험관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멍때렸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그냥 해야되나보다 하면 되지 해야지.. 이런 마음이었고 어떤 각오나 다짐, 행동에 변화는 없었다.
우리 부부는 40대이며 비만이고, 늦게자고 늦게 일어나는. 아기를 갖기에 바른 생활을 하고 있지 못하다. 좋은것 먹고 일찍 자는 노력은 좀 했지만 이런 생활습관은 시험관을 하면서도 쉽게 바뀌지 않았다. 심지어 기도도 잘 하지 않았다.
7월 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채취 4번에 이식은 2회차 이다. 내일이 피검사 일인데 오늘 아침에 임신테스트를 해본 결과 너무 깨끗한 한 줄이더라. 그래서 지금 네스프레소 한 잔 내려 마시는 중이다. 하나 남은 주사도 맞지 않았다. 다음 차수에 써야지.
원래 이번에는 시험관 진행을 하지 않고 3개월 정도 자궁환경을 좋게 만드는 작업을 하자는 의사선생님의 제안이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선생님께서 내막 두께도 좋고 하니 한 번 더 해보고 안되면 다음에 진행하는게 어떤지 다시 물어 오셨다. 나보다 선생님이 더 간절해 보였다. 이유는 지난번 첫 이식때 화학적임신으로 종료되어서 선생님은 너무 아쉽고 안타까웠다고 하셨다. 그래서 임신 확률을 높이기 위해 자궁환경을 만들고 해볼까, 그치만 내막 두께나 피검사 수치도 좋다며 이번에 시험관 진행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우리 부부는 선생님의 제안에 따라 움직였다. 사실 우리가 고민하고 생각한다고 해서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우리는 시간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진행을 했는데 이번엔 화학적 임신이고 뭐고 전혀 되지 않았나보다.
방금 김동호 목사님의 날기새를 들었는데, 오병이어 말씀이었다. 오병이어 말씀은 나에게도 의미 있는 말씀으로 다가온 삶의 경험이 있던 말씀이라 오늘따라 더 귀가 커졌다. 사람이 할 수 있는일, 없는 일을 판단하며 지혜롭게 사는 사람이 세상에서 현명한 삶을 살게 되지만, 믿는 자는 내가 할 수 없는일이라고 포기하고, 생각과 행동에 게으름 피우는게 아니라 주님께 있는 그대로 가져가고 헌신하고 드리는 믿음의 삶, 겨자씨만한 작은 믿음으로 하나님 두 손에 삶을 올려두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의 하신 일을 직접 보고 누리는 삶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작은 것으로도 하나님께선 동역자라 칭해 주신다.
오늘 딱 나에게 주시는 말씀이다. 시험관을 진행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하나님께 기도 하지 않고 하나님의 일하심, 전능하심을 의지하지 않은 나의 모습을 본다. 사실 오늘 깨달은게 아니라... 알고 있었다. 생사화복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시라는것을 알면서도 생각하면서도 기도해야지 하면서도 의지하지 않고 고하지 않은 교만한 나이다. 우리 부부는 하나님 앞에 무릎 꿇어야 한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믿는 자 되자. 부모의 은혜로만 살아가는 어린아이처럼 사는 신자의 삶, 이제는 아니잖아.
우리 부부의 삶의 모든 문제, 일, 비전, 생명잉태와 양육등의 삶의 하나하나 까지 다 내어 드리고 하나님께서 그 뜻대로 이루시고 나아가실때 우리가 함께 보고 경험하며 하나님께서 하셨다라고 선포할 수 있는 가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루시는 분도, 취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나의 주 되심 감사합니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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