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빈티지 주방 수납장 만들기
prologue...
김치냉장고가 드레스룸에 있는 게 못마땅한 나는 대대적으로 가구를, 아니 주방 자체를 바꾸고 싶은 원대한 꿈을 꾸었다. 그러나.... 아마도 곧 이사를 가게 되지 않을까?... 하며 적정선에서 타협을 했다. DIY 할 가능성은 10%도 되지 않았는데 업체를 알아보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니...... 10%가 100%가 되었네. 하하.
우리 집의 톤 앤 매너는 그레이, 화이트가 주를 이루는 조금은 차갑고 딱딱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이전에 찬넬 선반과 책상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자신감이 되어 요즘 유행하는(?) 합판 가구를 만들어 보고 싶었기에 우리 집에 어울리지 않더라도 플랜테리어로 중화시켜보리.. 하면서 합판 가구 만들기에 돌입했다.
process...
1. 목적이 있는 가구라면 적재될 물건의 치수 알기!
-김치냉장고 : 김치 냉장고 안 보이게 문 달아 숨기자.
-식기세척기
-밥통, 인스턴트 팟, 믹서기, 에어프라이어, 토스터 등등..(많다..... 많다...)
2. 가용 가능한 공간 체크!
만들어질 가구가 공간 크기에 알맞게 배치될지 중요하다.
놓일 벽의 길이는 1250mm인데 내가 만들 장은 1600mm 정도는 돼야 모든 가전을 놓을 수 있었다.
가구가 침범할 공간은 현관에서 이어지는 복도인데 가구가 튀어나와 350mm 줄어들어도 오가는데 지장이 없다고 판단돼서 1600mm으로!
3. 가구 모양을 디자인해서 세부적인 치수 계산하기!
원하는 목재를 선택하고, 목재의 두께를 파악하고 가전이 들어갈 내경 사이즈를 정확하게 계산해 준다.
큰 가구를 한 개의 바디로 만들면 힘들 거 같아서 김냉하부, 상부 / 식세기 하부, 상부 이렇게 4개로 분할해 만들기로 했다.
가구 문짝은 안으로 달아줄지, 밖으로 달아줄지.. 이런 것도 생각해 보고.
여기에 플러스 레오 책상 아래 책 수납할 수 있는 작은 책선반도 만들어 주기로 한다.
캐드나, 스케치업을 활용할 수 있다면 편하게 그려가면서 계산할 수 있지만, 나는 손으로 그려야 머리가 돌아가는 관계로.... 다 되면 컴퓨터로 옮기는 걸로...
4. 3번까지 다 되었다면 목재와 부자재를 주문하면 된다. (문고리닷컴 이용)
전기선 타공이라던지, 경첩 홈파기가 필요하다면 주문 시 옵션 주문을 해야 한다.
나사못, 꺽쇠, 경첩, 목공 본드, 스테인, 바니쉬, 붓 등등 가구에 필요한 부자재를 같이 주문한다.
1~4번까지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다. 일단 가구 만들기 기본 프로세스도 검색해 보고 경첩하나 달 줄 모르는 나로서는 주문 전에 내가 할 시공방법을 알아보고 어렵고 불가능하다면 바꿔야 하니까. 디테일하게 꼼꼼하게 생각한 후 주문을 해야 한다. 잘못하면 그냥 폐기물로 전락하니까 말이다. 이렇게 수십 번 생각했다고 했는데도 나는 주문 단계에서... 뭐에 홀렸는지... 다 계산해 놓은 치수를 잘못 넣어서... 시작부터 좌절을 겪었다. 의욕상실.
5. 배송이 온 목재를 각 가구별로 맞게 배송되었는지 수량을 체크하면서 분리해 준다.
6. 목재를 다듬고 내 마음도 가다듬고 플랜대로 만들기 돌입!
내 기준에 제일 복잡한 식세기 하부장부터 만들기 시작.
이렇게 하부장을 다 만들었는데... 어... 뭔가 이상타.... 왜 낮아? 끅.. 치수 주문 잘못했구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식세기가 안 들어가. ㅠ
다시 주문하고 다시 만들 순 없으니 머리를 굴려.... 동네 목재상에서 추가로 목재를 재단해 왔다.
슬프다. ㅠ 망한 기분 떨칠 수 없지만 하자하자 해보자!
과정 샷은 정신없이 만드느라 없구나...
사실 문짝을 플립장처럼 하고 싶었던 계획은 1도 없었다. 상상도 안 했다. 옵션 주문할 때 아무 코멘터리 없이 경첩 홈파기를 요청했는데 임의대로 다른 위치에 되어 왔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쇼바를 구매해서 달아 주었다....
결론적으로 더 편하다. 그럼 됐다.
epillogue...
'잘했지만 잘 못했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빨강머리 앤 노래를 흥얼거린다.
스테인이 모자라서... 다른 색으로 발라 주기도 하고 길이 모자라서 나무를 덧대기도 한 못난이 주방 수납장. 아파트에서 소음 없이 작업하려고 드라이버로 돌려준 수십 개의 나사못.
얼렁뚱땅 만들었지만 그래도 애정(?) 담아 만들었으니 튼튼히 잘 버텨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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