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광장시장-종로-광화문-다시종로까지
토요일. 거의 집에만 있는 집돌집순이인데, 용무가 있어 2시 즈음에 을지로로 향했다.띠로리. 외출의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이대로 집에 가긴 아쉬우니...광장시장이나 가볼까?
광장시장을 가려고 걷다보니 을지로에 줄지어 있는 도배, 타일, 조명 가게들이 호황처럼 보였다. 토요일이라 그랬는지 모르지만 가게마다 손님이 만석이었다.
집콕이라 인테리어 수요가 늘었다는 뉴스가 기억났다. 불황인 요즘에... 불행 중 다행이다.
건어물시장이 광장시장인줄 알고 잠시 들어갔다.. 여긴 아닌가벼~ 하고
길 건너 방산시장을 지나 광장시장에 도착했다.
입구부터 길게 늘어선 줄이 보인다. 코로나 맞아? ㅎㅎ;;; 붕어빵 줄이었다. 옛(?)스러운 모양 말고 도톰한 슈크림 붕어빵 줄이었다. 와우 와우... 처음부터 인파를 보고선 살짝 위험함을 느꼈지만,어깨를 부딪히며 다니던 코로나 이전 정도는 아니었다.
광장시장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은... 왠지모르게 울컥했고 반가웠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복작대는 모습이 그리웠나보다. 감염 위험에 대한 두려움 보다... 잔잔한 감격이 더 먼저 느껴진걸 보니.
포목집, 손만두, 잔치국수, 비빔밥 ... 먹고 가라고 손짓하는 할머니 사장님들의 모습이 정겹다.
광장시장에서 앉아서 먹은적은 처음인거 같은데 랑이랑 손만두 한접시를 나눠 먹었다.
그때 랑이가.. 엉덩이가 따뜻해! 어머낫!! 감동스런 고객서비스였다.
사실 늦은 점심을 먹고 외출에 나선 터라 배가 1도 안고팠었는데, 따땃한 의자에 앉으니 만두가 후루룩 넘어갔다.
조금 더 걸어가니... 그 유명한 녹두전이 나타났다. 이걸 어째.. ㅠㅠㅠㅠㅠㅠㅠ 먹자 먹어... 랑이랑 또 한 번 좌판에 앉아 뜨거운 녹두전을 후후 불어가며 순삭.
광장시장을 처음 가본것은 절대 아니다. 여러번 갔었는데... 관광 온 것처럼 둘러 본건 처음이다. 여기저기 골목골목 들어가보고..
긴 줄을 보고... 너무 먹어보고 싶었으나... 배가 너무 불렀던 관계로 다음을 기약한다... 수수부꾸미, 꽈배기, 마약김밥 등... 주전부리 천지다.
육회 골목도 들어가 보고.. 육회는 안먹지만.. 비주얼이 상당히 신선해 보였다. 코로나가 무색할 만큼 만석^^;;
이 골목 저 골목...
돌고 또 돌고 두 세바퀴 돌며 구경했다. 이제 슬슬 책보러 가볼까?
종로길로 나와 세운상가를 지나 종각 쯤에 도착하니.. 다리가 슬슬 아파왔다. 책도 잘 보려면.. 잠시 쉬었다 가기로.
교보에 가서 신간도 둘러보고 이것저것 보다가...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았지만... 오늘 저녁은 종로 피맛골에서 생선구이를 먹자고 했었기에. 다시 종로로 향했다.
예전에 인사동에서 근무할때 생선구이를 많이 먹었는데.. 이젠 거의 사라졌다. ㅠ 내가 가던 골목은 재개발로 큰 빌딩이 들어섰고 이젠 아는 집이 없어 랑이가 검색 찬스에 들어갔다.
서울극장 뒷편에 생선구이집이 검색에 나타났다.
시간을 멈춰놓은듯. 전혀 발전되지 않은(나쁜의미가 아니라...) 그 때 그 식당 처럼. 꾸미지 않은 반찬, 꾸미지 않은 접시, 꾸미지 않은 서빙.. ^^
고삼구이를 시켜 뼈까지 싹싹 발라먹고
'아- 오늘 하루 알차게 놀았다.'
잡은 손 룰루랄라 흔들며 우릴 집으로 데려다 줄 종로3가 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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